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 환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치매 자체보다도, 치매 환자가 보유한 재산과 금융자산을 노리는 이른바 ‘치매 머니 범죄’가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치매 환자는 판단력과 기억력이 저하되어 금융 거래나 계약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취약성을 악용한 범죄는 개인의 재산 피해를 넘어 가족 해체, 노후 빈곤, 사회적 불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치매 머니를 노리는 범죄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는 개인·가족·지역사회·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1. 치매 머니 범죄의 주요 유형 이해하기
치매 머니 범죄는 매우 교묘하고 다양하다. 대표적으로는 △보이스피싱 △불법 방문판매 △허위 투자 권유 △명의 도용 △유언·증여 강요 △부당한 대출 및 보증 요구 등이 있다. 범죄자들은 치매 초기 환자의 외형상 정상적인 생활 능력을 이용해 금융기관이나 공증 절차까지 통과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도와주겠다”, “관리해주겠다”, “자녀 대신 챙겨주겠다”는 말로 접근해 신뢰를 얻은 뒤 재산을 빼앗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 치매 조기 진단과 정보 공유의 중요성
치매 머니 범죄 예방의 출발점은 조기 진단이다. 치매 초기에는 당사자와 가족 모두 증상을 부정하거나 숨기려는 경향이 있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재산 보호가 매우 어려워진다. 의료기관에서 치매 진단을 받았다면, 가족 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금융·법률적 대비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 특히 주거래 은행, 보험, 부동산, 연금 현황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3. 금융 거래 안전장치 마련하기
금융 분야는 치매 머니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영역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 금융 거래 한도 설정이다. 일일 출금·이체 한도를 낮추고, 고액 거래 시 가족에게 알림이 가도록 설정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둘째, 지정 대리인 제도 활용이다. 은행에서 제공하는 금융 대리인 등록 제도를 통해 가족이 함께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보이스피싱 차단 서비스 가입이다. 통신사와 금융기관의 차단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면 사기 전화를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넷째, 현금 사용 최소화이다. 현금 보관은 범죄 표적이 되기 쉬우므로 가급적 계좌 중심의 관리가 바람직하다.
4. 법적 보호 제도 적극 활용하기
치매 환자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마련한 제도도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성년후견제도다. 성년후견제도는 판단 능력이 저하된 성인이 재산 관리나 법률 행위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법원이 후견인을 지정하는 제도이다. 후견인을 통해 부당한 계약을 사전에 차단하고,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이 가능하다.
또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재산 관리 위임 계약을 미리 작성해 두면 치매 진행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법률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문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5. 가족의 역할과 지속적인 관찰
가족은 치매 머니 범죄 예방의 가장 중요한 보호막이다. 정기적으로 통장 내역, 카드 사용 내역, 우편물,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평소와 다른 소비 패턴이나 낯선 사람과의 잦은 통화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 또한 “누군가 돈 이야기를 한다”, “서류에 서명해달라고 했다”는 말이 나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즉시 확인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제보다 소통이다. 강압적인 방식은 오히려 환자를 고립시키고 범죄자에게 더 쉽게 노출되게 만든다.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관리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6. 지역사회와 공공기관의 역할
치매 머니 범죄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치매안심센터, 주민센터, 금융기관, 경찰이 협력해 지역 단위의 보호망을 구축해야 한다.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치매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금융 사기 예방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상 거래 발견 시 금융기관과 연계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 이웃의 관심도 중요하다. 갑작스러운 고액 소비, 수상한 방문객, 반복되는 전화 통화 등이 관찰될 경우 관련 기관에 알리는 것이 또 다른 피해를 막는 길이 될 수 있다.
7. 사회 전체의 인식 개선 필요성
치매 머니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치매는 개인 문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치매 환자는 보호의 대상이지, 이용의 대상이 아니다. 사회 전체가 치매 환자의 취약성을 이해하고, 금융·법률·행정 시스템이 이를 고려해 설계되어야 한다. 금융기관의 책임 강화, 의심 거래 신고 활성화, 처벌 강화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8. 예방이 최고의 보호다